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by 키삭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 10점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시작

주인공 다이도지 케이는 전직 경찰관입니다. 어렸을 적 친구인 편집자 히코사카 나쓰미의 권유로 "죽어도 안 고쳐져"라는 non-fiction 책을 쓰게 됩니다. 경찰 시철 접했던 바보 같은 범죄자의 실수들을 모은 책이었는데, 그럭저럭 책이 인기를 끌고, 강연 의뢰도 지속적으로 들어와 간신히 생계 유지를 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 책을 쓴 후로 다이도지 케이 주위에 희안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합니다.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은 일본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추리소설 입니다. 구성이 굉장히 독특한 추리 소설인데요. 총 6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메인 단편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도지 케이 최후의 사건"이 6등분 되어 나머지 5개 단편들을 감싸앉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즉, "다이도지 케이 최후의 사건" 1막이 끝나면 첫 번째 단편 시작, 첫번째 단편 종료 후 2막 시작 하는 식으로 진행 되는 것입니다. 권말 해설에 따르면 단편 5개의 연재가 끝난 후 단행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이도지 케이 최후의 사건"을 추가하며 이런 구성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래 작가가 이런 의도를 지니고 5개 단편을 연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메인 단편이 추가되면서, 메인 단편에 등장 또는 거론 되었던 인물들이 다른 5개 단편에 나오는 구성을 취함으로서, 작품의 전체적인 응집력을 높힐 뿐 아니라 굉장히 독특한 맛을 내고 있습니다.

처음 "다이도지 케이 최후의 사건"에서 보여지는 주인공 다이도지 케이의 모습은 의욕없고 무능해 보이기 까지하는 경찰관입니다. (물론 이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나머지 단편들에서는 180도 다른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는데요. 나머지 5개 단편 속 다이도지 케이는 머리가 좋고 임기응변에 강하며, 상대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적당히 허세도 부릴 수 있는 남자입니다. 이는 마치 하드보일드 소설의 거장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우를 연상시킵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도 마지막에는 형세를 반전 시킨 후 상대에게 여유로운 맨트를 날릴 수 있는 여유와 터프함을 지닌 남자 말입니다.

각 단편들에서 주인공 다이도지 케이가 겪게 되는 상황은 그다지 평범하지 않습니다. 모두 일상의 색채를 띄고 있긴 하지만 미묘하게 비현실적이라고 할까요. 설상가상으로 주위 등장 인물들도 어딘가 한군데 나사가 빠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진지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머스러움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종의 블랙 유머 같다고나 할까요.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은 하드 보일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지만,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소도구와 무대 장치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나 등장 인물들의 묘사에서는 하드 보일드 소설의 향취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가 노렸던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하드 보일드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묘사이지 소도구와 배경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유머스러움을 잃지 않는 묘사가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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