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글은 쓴지 꽤 오래되었다. 한 3년 전 쯤 모 PC 스피커 사이트 사용기에 올렸던 것이다. 그러나 이글루스에 올려보고자 검색을 하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내가 적었던 글이 사방으로 출처도 없이 퍼져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읽어보니 중구난방격인 허접한 사용기였는데, 무단 펌으로나마 이곳저곳에 사용되어 쑥스럽더라. 그 사용기를 약간 수정해 다시 이글루스에 올려 본다.
사이도 (cydo)라는 PC 스피커 제품이 있다. 옥션에서 사이도 999개가 업체의 재정 사정으로 인해 35,000원이라는 초저가 덤핑 판매가 되어 날개돋힌듯 팔렸다고 하니 이제 아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이 제품을 처음 구입할 당시만해도 PC 스피커로서는 상당히 고가의 스피커인데다가 지명도 없는 물건이었다. 일간 스포츠의 소개 기사와 HiVi 잡지의 제품 소개를 보고 그냥 이런 제품이 있구나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글들을 보며 한번 쯤은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멀쩡히 사용하고 있던 크리에이티브의 PC 스피커 FPS-2000이 갑자기 소리가 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단순한 고장이었지만 웬지 뇌리에는 AS 생각 보다는 사이도의 사진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것을 보고 지름신이 왔다고 한다. +_+)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제품이어서 그런지 용산 선인 상가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한 매장에 사이도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기쁜 마음에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음악을 틀어 달라고 부탁했다. 점원 분은 잠시 스피커 위치를 조정하더니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들려 줬는데, 저음이 가볍기는 했지만 꽤나 괜찮은 느낌이었다. 적당히 제품을 살피고 업어왔다.
여기서 제품 설명을 간단히 해보면, 사이도는 스피커 2개와 앰프로 구성되어 있다. 앰프는 별도의 타워형 금속 재질의 케이스로 되어있고 FM 청취가 가능한 리시버이다. 일반적인 PC 앰프에 비해서 꽤 무게가 나간다. 이 리시버는 USB 포트로 PC와 연결해 오디오 신호를 디지털로 받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아날로그 입력, 출력을 지원한다. USB로 직접 데이터를 받기 때문에 사운드 카드가 필요없다. 그리고 서라운드, 게임, 뮤직의 음장 모드를 지원한다. 예전 이름만 USB이고 USB를 단지 전원선으로 이용하던 스피커들과는 다르다. 데이터를 USB로 전송하고 전원은 220볼트 어댑터로 연결하게 되어 있다. 스피커 역시 플라스틱으로 된 작은 새틀라이트 식의 것이 아니고, MDF로 된 인클로져에 우퍼와 트위터를 갖춘 방자형 2웨이 구조 스피커이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사이도의 2채널 스피커를 사용자가 과연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 PC 스피커의 대세는 5.1채널로 대표되는 다채널 스피커이다. DVD와 EAX 등으로 멀티 채널을 지원하는 게임 그리고 5.1 DD, DTS를 지원하는 영화 때문이다. 멀티 채널은 현재 시대의 유행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이도의 2채널 스피커는 시대의 흐름을 벗어나는 필요없는 존재인가?
PC가 단지 영화 감상용 전문 플레이어라면 위의 질문의 답은 YES일 것이다. 그러나 PC는 영화 감상을 위한 기기는 아니다. 영화 감상 이외에도 mp3나 cd를 듣기도 하고, 게임을 할 수도 있으며, 여러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만능 머신이 바로 PC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2채널 스피커 이상의 멀티 스피커를 요구하지 않는다. 결국 위 질문의 답은 사용자의 이용 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사이도는 mp3나 음악을 주로 PC를 사용해 들으면서, 기존의 허접한 2채널 스피커에게 불만을 가진 사용자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인 것이다.
사이도는 기존에 있던 PC 스피커에 비해 좋은 소리를 낸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출력 몇 백 와트, 서브 우퍼로 뛰어난 저음 재생, 이런 글을 선전 문구로 이용하는 다른 PC 스피커에 비해 사이도는 기본적인 설계 컨셉이 오디오를 기준으로 제작된 모델이다. 출력 몇 백 와트는 정격 출력이 아닌 순간 출력을 이야기한다. 이 경우 음이 찢어지고 왜곡되는 것에 상관없이 그냥 소리를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을 말한다. 국내에 출력이 클수록 좋은 앰프라고 알려진 잘못된 사실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선전 문구이다. 그리고 저음을 서브 우퍼로 재생한다는 말조차 역설적으로 그 스피커의 한계를 말해 준다. 스피커에서 저음 영역을 내지 못하므로 별도의 보조 기구를 쓴다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뛰어난 서브 우퍼를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싸구려 서브 우퍼는 음악 재생에 방해를 줄 뿐이다.

결론적으로 사이도는 PC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아주 적합하고 좋은 앰프/스피커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PC에 멀티 채널 스피커는 그리 효용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PC 활용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2채널 스피커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책상 위에 놓기에 적당한 크기지만, PC에서 하이파이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사이도는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PS. 회사가 없어져서 아쉽다. 인켈에서 나온 연구진과 직원들이 모여서 만든 중소 기업이었는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며 음질 좋은 PC 스피커 브랜드가 되었으면 했는데...











덧글
seedry 2005/07/28 01:22 # 삭제 답글
음악은 생음악이 최고!맥주도 생맥주가 최고!
키삭 2005/07/28 03:29 # 답글
생음악이 좋지. 그러나 가끔 너무나 녹음된 음악에 익숙해져서 생음악의 감동이 덜하다는 불순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
dokdo900 2009/06/22 12:21 # 삭제 답글
전 2004년인가, 사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그때 가격을 10만원에 샀으니.
근데 엊그제부터 갑자기 소리가 안나오네요.
어디가 원인인지. 꼭 고쳐서 써야할거 같습니다.
정말 소리 좋습니다.
ezace 2009/09/13 00:54 # 삭제 답글
저도 그때 3만원에 사서 여태까지 잘쓰고 있는데, 정말 아쉬운 회사였어요..저도 듣도 보도 못한 제품이라 3만원도 좀 꺼림직하게 샀는데..
만약 싸이도 회사가 여태 살아있었다면, 이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고가라고 해도 마구 지르게 됬었을거 같아요.
키삭 2009/11/01 19:53 #
소리 정말 괜찮았는데요. 아쉽게도 저의 싸이도는 고장난지 이미 한참 되었습니다. ^^;
디드 2009/11/22 20:06 # 삭제 답글
이 제품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었습니다..'ㅅ'저 막귀였거든요...
이 제품은 월간 오디오에서 극찬을 받았던 제품입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수집해서.. 옥션에서 그 미친 가격(3.5만이였던가요..ㅡㅡ^)으로 판매하기 전에 10만원주고 구입..
어떻게 된줄 아십니까?
젠장 취미 생활이 피아노 음악 감상이 되어버렸습니다..'ㅅ'
막귀로 돌아오는데 한 3년 걸렸습니다..'ㅅ'
피시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소음에서 그냥 소리로 변하게 되는데 참 오래걸렸습니다.'ㅅ'
아.. 저거 헤드폰 단자만 손보면 다시 쓸 수 있는데.. 뜯기가 겁납니다. 막귀에서 벗어나면,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이제는 직장인이거든요..'ㅅ'
키삭 2009/11/23 19:12 #
귀라는게 참 간사해서.. 모르고 살 때는 그냥 살다가도, 한번 좋은 음을 들으면 확 기준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