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 컴뱃'은 남코가 게임 센터에서 성공한 '에어 컴뱃'을 바탕으로 PS로 이식한 제목이다. 그러나 단순한 이식 작품이 아니라, 용병이 되어 미션을 수행하는 스토리 모드를 추가하며 PS의 오리지널 타이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용병 파일럿인데 미션을 성공시켜 돈을 벌고, 이 돈을 사용해 전투기를 구입할 수 있다. PC 게임에서 흔한 시뮬레이터 성격의 게임과는 달리 에이스 컴뱃은 액션성을 강조한 시원스러운 게임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PS로 발매된 에이스 컴뱃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바로 이번에 소개할 '에이스 컴뱃 3 -Electrosphere-'이다.
이어지는 내용
II. 에이스 컴뱃 2
그렇다면 에이스 컴뱃3가 2와 비교해 바뀐 점은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은 시대 배경이 근미래가 되었다는 점이다. 1, 2는 배경이 현대이고 그 때문에 나오는 기체(機體)도 실존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그에 비해 3의 배경은 근미래이므로 나오는 기체는 모두 가상의 것이며 현대 기체를 발전시킨 형태로 등장한다. 이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전투기를 게임에서 직접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했던 요소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과감히 배경을 근미래로 설정했다는 사실은 꽤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두 번째 변경점은 스토리 모드의 존재이다. 전작까지의 스토리 모드는 미션을 따라 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캐릭터도 없었다. 그러나 3에서는 여러 등장 인물이 존재한다. 캐릭터들 사이의 대화 장면도 있고, 뉴스나 TV 방송을 통해 게임의 이야기 진행을 좀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풍의 인물과 성우를 써서 처리한 대화 파트는 충분히 만족할만하다. 다만, 정작 내용 자체가 허무하고 플레이어를 열 받게 하지만 말이다. (이 문제는 추후에 다시 설명하겠다.)


세 번째 변경점은 당연히 그래픽의 발전이다. 항상 어떤 게임이든지간에 다음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그래픽은 눈에 띄게 발전한다. 그래픽의 전문 지식이 없기에 구체적인 용어를 쓰면서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태양 빛이 바다에 비추면서 나는 반사광이나 전투기와 지형의 표현력은 플스라는 하드웨어의 성능 상 거의 최고 수준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에이스 컴뱃 3의 재미는 하늘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시원한 공중전에 있다. 순식간에 적의 뒤를 잡은 후 미사일과 기관총을 난사한다. 미사일의 장착 한도도 100발을 넘어서는 만큼 정말 마음 내키는대로 총탄을 퍼부으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자. 3에는 시야를 실제 콕피트 안에서 보듯이 고개를 돌려서 볼 수 있다. 이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으로 적의 위치를 한결 이해하기 편하게 하고 전투기에 탑승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도움이 된다. 각 임무의 목적도 꽤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지만 단순히 적을 모두 격추하면 되는 임무가 대다수인 것이 좀 아쉽다. 그나마 뉴콤 시나리오의 지오게이트를 빠져나가는 미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하의 내용은 엄청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 요망-
III. 에이스 컴뱃 3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3의 오프닝을 본다면 전작과는 확연히 내용 면에서 틀릴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3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면 역시 분기점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이야기 진행이 변한다는 것과 그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 수있다. 전뇌공간(電腦空間)이라는 의미로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ELECTROSPHERE'가 부제로 쓰였듯이 전체 이야기는 전뇌공간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남코 사이트에서 퍼온 1024*768 사이즈의 벽지. 게임의 동영상을 캡춰해서 만든 것이다. 그림을 클릭해서 확대시켜 볼 수 있다.]
게임의 엔딩은 모두 5개, 그리고 이 5개를 모두 보았을 때 주인공의 정체와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알게되어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허무함과 함께 제작사인 남코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끼게 될지 모른다. 처음 3를 진행하고 엔딩을 하나씩 보면서 혹시 주인공이 전뇌화한 인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전뇌화란 '디젼'이란 등장 인물 처럼 전뇌공간이라는 거대 네트워크에 인간의 정신이 살게되는 것을 말한다. 공각기동대를 생각하며 이해가 쉬울 것이다.)주인공과 다른 등장인물간의 대화는 항상 상대가 주인공을 향한 일방적인 방향이었고, 뉴콤 시나리오에서는 신시아와 피오나의 대화를 몰래 훔쳐보는 장면까지 등장하니 말이다. 하지만 신시아와의 엔딩에서 나오는 대사.. '지금 듣고 있는거에요? 왜 대답이 없나요.' 라는 대목에서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라고 생각했건만, 결국 '디젼'이 죽으면서 하는 말..'너는...사이몬!!' 그리고 결국 모든 엔딩을 보면 드러나는 사이몬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생명체가 아니라 인공 지능(AI)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는 이 게임을 5번이나 클리어하며 대략 10시간 동안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플레이한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동안 인물간의 회화가 없었던 것은 단순히 플레이어의 감정 이입을 도와주는 남코의 의도로만 알았으니 그 실망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레나"나 "피오나"와 잘 되는 해피 엔딩도 있을줄 알았는데. 결국 엔딩 1에서 레나가 손 흔드는걸 본 것으로 만족..)

IV. 에이스 컴뱃4
에이스 컴뱃3는 가정용 게임기에서 플라이트 액션 게임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로딩이 짧다는 것도 굿! 단지 에이스 컴뱃 3가 일방적으로 2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에이스 컴뱃 2의 돈을 벌어 기체를 구입하는 점이나 다양한 미션들을 떠올려 보면 에이스 컴뱃 3보다 2가 명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이스 컴뱃 3의 근미래적 분위기와 스토리 모드를 고려하면 3 역시 2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제 PS2로 등장하며 한층 더 발전할 에이스 컴뱃 4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PS. 네이버에서 가져온 에이스 컴뱃3 진 엔딩에 나오는 사미몬의 대사. 다시 봐도 조금 화난다.
"결국 재회했군. 어떠냐, 벌써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너는 나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네가 모아왔던 모든 사건, 이 내가 너를 AI로서 프로그램한 모든 가능성, 그것이 나에게 답을 알려주었다. 여기까지 도착한 너는, 수많은 패턴에 의해 변화해 가는 모든 세계에서 그 남자를 완벽하게 말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서 요코를 빼앗아간 그 남자, 데드 카피로 자기만 어영부영 살아남았던 그 남자, 디젼! 놈의 사고를 복제한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완전히 소거해냈다. 가능성은 모두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진실의 세계로 너를 해방하도록 하지. 자, 지금까지 있었던 일, 기억을 모두 잊고, 그 눈으로 이 세계를 똑똑히 깨닫는 것이 좋아! 이 세계가,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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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seedry 2005/07/26 01:37 # 삭제 답글
와.. 뱅기다 뱅기~ 슈우웅~ 피용 피용~ 퍼어어엉~ 탈출~~ㅎㅎ
키삭 2005/07/26 01:56 # 답글
컥..;
nunobin 2005/07/27 17:23 # 삭제 답글
이거 저도 엋멍 재미있게 했지요마지막 반전이 충격 이었던...
에어리어 88을 방불케 했던 1,2 에 비하여 좀 sf적 으로 변한것이 더 좋았던.... 오프닝도 무척 좋았습니다^^
근데 올라온 커버 일러는 북미판 인가요?
키삭 2005/07/27 19:04 # 답글
저도 반전으로 충격을 먹어서 꽤 분노했지만, 그래도 재미는 확실히 있었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행기들도 SF 느낌이 물씬 풍기는 뽀대나는 것들이 많아서 즐거웠지요. 루트 나누어지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리고 커버 표지는 작은 것밖에 구하질 못해서, 에이스컴뱃3 오피셜 가이드북 표지를 올렸습니다. ^^; 이게 꽤 멋지네요.